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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길에 서서 -시낭송
이  름 : 복음요양원
시  간 : 2024-10-30 15:45:06 | 조회수 : 48

안녕하세요 복음입니다.


가을 들길에 서서  

-강정희-


내 인생의 꼭 이맘때다

오십을 넘기고도 몇 해를 더 살았으니

가을 무렵에 만나는 것들은 꼭 날 보는 듯하다


반쯤 익은 탱자며

반쯤 익은 대추

절반쯤 숙인 벼,덜 찬 콩 맛 들지 않은 떫은 감


숨죽은 문턱에서 서린 살의 열정은 출력이 달라졌고

나를 깨우는 불혹의 질문

거칠게 건너와 방황했지만


문득 사라지는 속도 앞에서 만남과 헤어짐도

설익은 밤처럼 혀끝에 서걱인다


벚나무 잎사귀 떨어지는 저녁

씨알 여물기 위해 꺼둔 칠흙의 어둠에서

나는 잠시 흘러가고 있다


사는 날 동안은 익어야하리

여물어가는 가을 들길에서 듣는 어머니의 기도문


여물어라

여물어져라

괜스레 혼자서 목이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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